안녕 형들? 게임 좋아하는 거부기야. 티스토리 블로그를 처음 오픈한 기념으로 뻘글아닌 뻘글을 써볼까 해. 보는 형들이 있다면 말이지... 앞으로 지극히 주관적인 게임 플레이 후기나 내 생각들을 적어볼까 해. 그 첫 번째 주제로 정한 것은 예전부터 계속 고민해오던 주제이기도 한 '게임의 정의', 그러니까 '게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야. 형들이 게임을 좋아하고 특히 게임을 만드려고 한다면 한번 쯤은 던져보게 되는 두 가지 질문 중 하나이기도 하지. (나머지 하나는 '게임은 예술인가?'겠지? 이거에 대해서도 나중에 포스팅 해줄게.)


게임이란?


  게임의 사전적인 의미는 따로 언급하지 않을게. 그냥 재밌게 노는게 다 게임이지 뭐. 실제로 내가 내린 결론도 이 정도로 단순해. 말 그대로 게임은 '그냥 노는 것'이거든. 누군가는 게임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어.


Q: 게임이란 무엇인가?

A: 게임은 다음 사항을 만족하는 활동이다.

- 최소 한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 규칙이 존재한다.

- 승패 조건이 있다.

(출처 : 게임 디자인 레벨업 가이드(2015/스콧 로저스 저)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정의도 크게 다르진 않아. 내가 게임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줄게! 모두 상상을 해보는거야!


상상 1 : 하얀 방 안의 테니스 공


  자, 형들은 아무것도 없는 방에 혼자 있어. 게임 '포탈'마냥 실험실 분위기가 나게끔 벽과 바닥이 온통 하얀 방으로 생각하자! 형광등만 덩그러니 켜져있는 하얀 방이야. 있는 거라곤 아무 것도 없지. 형 혼자만 거기 있는거야.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심심하지? 그런데 고맙게도 누군가가 테니스 공을 방 안으로 던져넣어 줬어! 형들은 그 공을 이리저리 굴리기도 하고 던져보기도 하겠지? 여기서 잠깐 상상을 멈추고 생각을 해보자. 형들은 그저 공을 굴리고 던지고만 있는거야. 이걸 전문용어로 '아무 쓰잘데기 없는 시간낭비'라고 하지. 형들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공을 던진게 아니야. 그냥 있으니까 한거지. 거기엔 그 어떠한 의미도 없어. 그저 인터넷을 켜고 이런 글이나 읽는 형들처럼 시간 낭비를 한 것 뿐이지! 헤헤 미안, 창 닫지말고 계속 읽어줘... 생각을 멈추고 계속 상상을 해보자.


상상 2 : 테니스 공 튀기기


  형들은 아까 그 하얀 방에 갇혀있어. 공을 굴리고 던지는 것도 계속 하다보니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하지.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공을 벽에 던지다 보니까 벽에 맞고 돌아오는 공을 잡는게 그냥 공을 던지는 것보다는 재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공을 던지고 나서 저 멀리 떨어진 공을 주으러 가는 것 보다, 벽에 튕겨서 돌아오는 공을 잡는게 더 편하기도 하고 말이지! 그래서 형들은 단순히 공을 던지는 행동에 '규칙'을 하나 추가하기로 해. '공을 던져서 벽에 맞고 튕겨져 나온 공을 잡는다.'는 규칙 말이야. 다시 상상을 멈추고 생각을 해보자! 그냥 공을 굴리고 던지는 행동은 위에 언급했듯 아무 의미도 없는 시간 낭비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벽에 튕겨져 나온 공을 잡는다.'는 규칙이 추가 된 순간, 형들은 그냥 공을 던질게 아니라 벽에 맞고 다시 되돌아올 만큼 강하게 공을 던지게 되겠지? 난이도가 올라간 만큼 재미도 더 있을테고! 바로 이것이 게임의 기본 형태가 완성된 거야. 즉,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기본 형태는 '쓸데없는 짓 +규칙'이라는 거지. 저 두 요소 중에 단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으면 그건 게임이 아니게 된단 소리야! '쓸데없는 짓'에 지나지 않던 행동 위에 '규칙'을 더하니까 단순한 형태의 게임이 되었어. 즉, 모든 게임들은 '규칙'이라는 요소가 빠지면 쓸데없는 짓이 된다는 소리야. 당장 형들이 좋아하는 오버워치같은 게임들도 '규칙'을 빼버리면 커다란 플라스틱 판때기와 주먹만한 기계를 두들기는 것만 남는다는 거지. 이 얼마나 쓸데없는 짓이니?


상상 3 : 부서지는 벽


  다시 아까 그 방으로 돌아오자. 형들은 벽에 공을 던지고 튕겨져나오는 공을 잡는게 생각보다 재밌다는걸 알게되었어. 그리고 쉴새없이 벽에다가 공을 던지게 되었지. 그러다가 갑자기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금이가기 시작했어! 형들이 감금플레이를 좋아하는게 아니라면 당연히 그 벽을 부수기 위해 더 세게 공을 던지게 되겠지. 그것도 같은 자리에 말이야. 여기서 다시 생각을 해보자! 세 번째 상상에서는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쓸데없는 짓' '규칙'중에 '쓸데없는 짓'을 빼버린거야. 그러니까 '세게 공을 던져서 같은 자리에 맞혀야 한다.'라는 규칙은 있지만 공을 던지는 행위 자체는 '방을 탈출하기 위한 행동'이 된 것이지. 이때 형들은 '게임'을 하는 것일까? '탈출'을 하는 것일까? 그래 맞아. 형들은 '즐기기 위해' 공을 던지는게 아니라 '탈출하기 위해' 공을 던지는 것이지. 게임보다는 탈출에 더 가까운 행위야.


여기까지 정리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게임은 '쓸데없는 짓'과 '규칙'이 합쳐진거야.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게임'이 성립하기 힘들지. 직접 상상을 해보니까 이해가 잘 되지? 형들이 게임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됐었으면 좋겠다 헤헤.. 그럼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생각해볼까?


심화 : 사격훈련


  이번엔 끔찍하게도 형들이 군대에 있어. 오늘은 사격훈련은 하는 날이지. 요즘엔 '전투사격'이라해서 사격 훈련법이 바뀌었는데, 클래식하게 옛날 하는 방식으로 입사호에서 10발, 엎드려 쏴로 10발 쏘는걸로 가정하자! 사격훈련 자체는 '군사적 기량 확보'가 목적이지, 따라서 '규칙'은 있지만 '쓸데없는 짓'은 아니야. 이걸 '게임'으로 분류하기는 힘들겠지? 그런데 중대장님이 말씀하셨어.


"만발자(20발을 모두 명중한 사람)는 포상휴가다!"


이 순간부터 사격훈련은 '게임'일까? '훈련'일까? 사실 '군사적 기량 확보'측면에서 보면 10발을 맞히든 20발을 맞히든 크게 중요하질 않잖아? 진짜 중요한건 갈수록 명중하는 탄수가 많아지는것 정도지... 그러니까 최고 등급인 '특등사수'등급을 위해서는 18발을 쏘든 20발을 쏘든 크게 의미는 없다는 거야. 18발만 맞히면 그 이후부터는 '쓸데없는' 총알낭비가 되겠지? 여기에 중대장님이 내건 규칙(20발을 모두 맞힌다.)이 추가되었다면? 그래, '쓸데없는 짓(18발을 이미 맞춘 이후 명중시키는 것)'에 '규칙(20발 모두 명중시 포상휴가)'가 추가되었으니 '게임의 기본 형태'는 만들어졌단 말이야. 그럼 이걸 '게임'으로 봐야할까? '훈련'으로 봐야할까?


정답은 "효과적인 '훈련'을 위해 '게임'의 형태를 빌렸다"야.


내가 하고싶은 말은 다른 특별한 목표가 있다 하더라도 '쓸데없는 짓'이 중첩될 수 있다는 뜻이지. 수많은 '기능성 게임', 특히 '교육용 게임'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야.


  정신없이 쓰다보니까 시간이 늦어졌네. 첫 포스팅이기도 하고 해서 이것저것 내용을 넣느라 길어졌나봐...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이 형들이 게임을 이해하는데 1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피곤하니까 이쯤에서 줄일게! 다음에 또 봐!


요약.

1. 게임 = 쓸데없는 짓 + 규칙

2. 쓸데없는 짓과 특별한 목표는 공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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