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형들? 게임 좋아하는 거부기야. 지난번엔 '게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봤지? 오늘은 '게임은 예술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준비했어. 만약 게임을 좋아하고, 또 게임을 만드는 형들이 있다면 '게임의 정의'와 함께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문제지. 나름대로 답을 정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직 확답을 내리지 못한 형들도 있을 거라 생각해. 나는 그런 형들이 이 글을 보고 '게임'이라는 매체에 대해 좀더 이해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그럼 시작할게!


그런데... 예술은 뭐지?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자! 예술의 사전적인 의미는 집어 치우고,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예술'이란 것에 대한 정의를 먼저 생각해보자! 예술이란 것은 미술이나 음악같이 뭔가 엄청 심오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리고 이런 생각은 얼추 맞기도 하지. 나는 예술을 이렇게 정의하고 싶어.


"예술은 나의 생각을 어떠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행위이다."


이를테면 작곡가는 곡의 선율이나 멜로디를 통해 본인의 생각이나 느낌을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사람들일테고, 소설가는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사람들이겠지! 물론 정답은 없어. 하지만 나는 저게 예술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이라고 생각해. 나 역시도 이 글을 통해 내 생각을 형들한테 전달하고 있으니까 예술활동을 하는 중인 거겠지?


그래서 게임은 예술인가?


  조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질문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해. 내가 생각하는 정답은 '게임은 예술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거든. 아까 나는 위에서 '예술은 나의 생각을 어떠한 매체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행위'라고 정의했어. 그러니까 게임 = 예술이 성립하려면 게임을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기획자의 의도가 있으냐가 중요하거든. '콜 오브 듀티 : 모던 워페어 시리즈'(2007~2011/인피니티 워드 작품)를 생각해보자구!



  '콜 오브 듀티 : 모던워페어 시리즈'는 사람들 모두가 극찬한 작품이기도 하지(물론 모던워페어 3는 제외하자!) 탄탄한 구성과 '예술적인' 연출까지 어느하나 빼놓을게 없는 게임이야. 이 게임이 '갓겜'이라는 사실은 아마 모두들 인정할 걸? 그럼 생각해보자! 이 게임은 '예술'일까? 누구는 그렇다고 대답하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야. 이 게임을 하면서 마음속에 느껴지는 제작진의 의도는 어떤 생각을 전달한다기 보다는 '우리가 이렇게 개쩌는 게임이야!'라는 것 정도? 결과적으로 개쩌는 게임이 되기는 했지. 하지만 그것 말고는 제작진의 의도가 있을까? 이 게임에는 세계평화에 대한 메세지도, 핵 미사일의 무서움도 느낄 수 없었어. 플레이 하는 내내 '와 멋있다!', '와 재밌다!'만 연신 외쳐대기나 했지. 나는 '콜 오브 듀티 : 모던워페어 시리즈'가 '예술적인 게임'이기는 해도 그 자체가 '예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제작진의 의도가 없거든.




  그럼 다른 예를 들어보자! 이번에는 '스펙 옵스 : 더 라인(2012/다크 사이드 게임 스튜디오 외  2곳 작품)'이야. 이 게임은 불편한 조작감과 평범한 게임성을 스토리 하나로 밀어붙여서 '갓겜'까진 아니고 '명작' 급으로 만들었지. 이 작품은 처음엔 그저그런 흔한 액션게임이었다가, 주인공이 '백린탄'을 사용해서 민간인을 적으로 오인하고 폭격한 이후부터 그 진가를 발휘해. 게임이 진행 될수록 게임속의 주인공은 전쟁에 대한 고뇌와 죄책감에 수도 없이 시달리게 되지. 심지어는 "너는 민간인을 죽였다. 이제 만족스럽냐?"라고 '플레이어(!)'에게 묻기까지 하지. 흔한 액션게임처럼 생각없이 마우스를 휘둘렀다가 엄마한테도 듣기힘든 수준의 일침을 듣는게 이 게임의 포인트야. 이 게임을 통해 '스펙 옵스 : 더 라인'의 제작진들은 게임 속에서 너무 쉽게 살인을 저지르는 우리들에게 무언가 질문을 던져주고 싶었던 것이야. 물론 보기 좋게 성공했고. 명작이 되었지. 나는 '스펙 옵스 : 더 라인'이 바로 '예술'이라고 생각해. 우리에게 전달하는 바가 있거든.




  각각 '콜 오브 듀티 : 모던워페어 2'와 '스펙 옵스 : 더 라인'에서 플레이어들이 큰 충격을 느꼈던 장면이야. 민간인에게 총질을 하라고 시키는 게임이나, 플레이어에게 죽은 모자의 모습이나 모두 사람들이 충격을 느끼기엔 충분했어. 하지만 둘 중 어느쪽이 더 느끼는 바가 있느냐? 나는 주저없이 '스펙 옵스'쪽을 택할래. 어때, '게임 예술'에 대한 내 생각이 느껴지나? 헤헤.


그럼 예술적이지 않은 게임은 쓰레기인가?


  이 주제는 게임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악, 영화, 문학 등 거의 모든 매체에 공통적으로 던져지는 질문인것 같아. 어떤 사람들은 아이돌 노래를 '예술적이지 않다.'라며 싫어하고, 어떤 사람들은 '엥? 어벤져스 그거 완전 저급 상업영화 아니냐?' 하기도 하지. 나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굉장히 싫어해. 내 생각에 그 사람들은 단지 '허세'나 '허영심'을 부리는거에 지나지 않거든. 음악이든 영화든 게임이든 중요한건 '사람들을 즐겁게 만드는가?'이지, '예술적인가?'가 아니야. 게임이든 음악이든 영화든 모든 문화 컨텐즈의 제작자들은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만드는 것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게 '문화'의 존재 의의가 아닐까? '콜 오브 듀티'도 순전히 '흥미와 재미(조금 나쁘게 말하면 상업적인 성공, 돈)'을 위해 개발 되었다고 해도 나는 그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했어. 그럼 된거야. 예술적인 게임이 아니라고 쓰레기가 아니라는 의미지.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문화 컨텐츠를 통틀어서 하는 말이야.




요약.

예술은 '내 생각을 어떤 매체를 통해 표현하는 것'이다.

게임은 '예술'인 게임도 있고 '상업'적인 게임도 있다.

어느 쪽이든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다. 물론 마음속에 뭔가 남는쪽이 더 좋긴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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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란?


  게임의 사전적인 의미는 따로 언급하지 않을게. 그냥 재밌게 노는게 다 게임이지 뭐. 실제로 내가 내린 결론도 이 정도로 단순해. 말 그대로 게임은 '그냥 노는 것'이거든. 누군가는 게임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어.


Q: 게임이란 무엇인가?

A: 게임은 다음 사항을 만족하는 활동이다.

- 최소 한 명 이상의 플레이어가 필요하다.

- 규칙이 존재한다.

- 승패 조건이 있다.

(출처 : 게임 디자인 레벨업 가이드(2015/스콧 로저스 저)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정의도 크게 다르진 않아. 내가 게임을 어떻게 정의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예를 들어줄게! 모두 상상을 해보는거야!


상상 1 : 하얀 방 안의 테니스 공


  자, 형들은 아무것도 없는 방에 혼자 있어. 게임 '포탈'마냥 실험실 분위기가 나게끔 벽과 바닥이 온통 하얀 방으로 생각하자! 형광등만 덩그러니 켜져있는 하얀 방이야. 있는 거라곤 아무 것도 없지. 형 혼자만 거기 있는거야. 생각만 해도 답답하고 심심하지? 그런데 고맙게도 누군가가 테니스 공을 방 안으로 던져넣어 줬어! 형들은 그 공을 이리저리 굴리기도 하고 던져보기도 하겠지? 여기서 잠깐 상상을 멈추고 생각을 해보자. 형들은 그저 공을 굴리고 던지고만 있는거야. 이걸 전문용어로 '아무 쓰잘데기 없는 시간낭비'라고 하지. 형들은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공을 던진게 아니야. 그냥 있으니까 한거지. 거기엔 그 어떠한 의미도 없어. 그저 인터넷을 켜고 이런 글이나 읽는 형들처럼 시간 낭비를 한 것 뿐이지! 헤헤 미안, 창 닫지말고 계속 읽어줘... 생각을 멈추고 계속 상상을 해보자.


상상 2 : 테니스 공 튀기기


  형들은 아까 그 하얀 방에 갇혀있어. 공을 굴리고 던지는 것도 계속 하다보니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하지. 하지만 무의식적으로 공을 벽에 던지다 보니까 벽에 맞고 돌아오는 공을 잡는게 그냥 공을 던지는 것보다는 재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 공을 던지고 나서 저 멀리 떨어진 공을 주으러 가는 것 보다, 벽에 튕겨서 돌아오는 공을 잡는게 더 편하기도 하고 말이지! 그래서 형들은 단순히 공을 던지는 행동에 '규칙'을 하나 추가하기로 해. '공을 던져서 벽에 맞고 튕겨져 나온 공을 잡는다.'는 규칙 말이야. 다시 상상을 멈추고 생각을 해보자! 그냥 공을 굴리고 던지는 행동은 위에 언급했듯 아무 의미도 없는 시간 낭비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벽에 튕겨져 나온 공을 잡는다.'는 규칙이 추가 된 순간, 형들은 그냥 공을 던질게 아니라 벽에 맞고 다시 되돌아올 만큼 강하게 공을 던지게 되겠지? 난이도가 올라간 만큼 재미도 더 있을테고! 바로 이것이 게임의 기본 형태가 완성된 거야. 즉,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기본 형태는 '쓸데없는 짓 +규칙'이라는 거지. 저 두 요소 중에 단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으면 그건 게임이 아니게 된단 소리야! '쓸데없는 짓'에 지나지 않던 행동 위에 '규칙'을 더하니까 단순한 형태의 게임이 되었어. 즉, 모든 게임들은 '규칙'이라는 요소가 빠지면 쓸데없는 짓이 된다는 소리야. 당장 형들이 좋아하는 오버워치같은 게임들도 '규칙'을 빼버리면 커다란 플라스틱 판때기와 주먹만한 기계를 두들기는 것만 남는다는 거지. 이 얼마나 쓸데없는 짓이니?


상상 3 : 부서지는 벽


  다시 아까 그 방으로 돌아오자. 형들은 벽에 공을 던지고 튕겨져나오는 공을 잡는게 생각보다 재밌다는걸 알게되었어. 그리고 쉴새없이 벽에다가 공을 던지게 되었지. 그러다가 갑자기 '우지끈!'하는 소리와 함께 벽에 금이가기 시작했어! 형들이 감금플레이를 좋아하는게 아니라면 당연히 그 벽을 부수기 위해 더 세게 공을 던지게 되겠지. 그것도 같은 자리에 말이야. 여기서 다시 생각을 해보자! 세 번째 상상에서는 게임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인 '쓸데없는 짓' '규칙'중에 '쓸데없는 짓'을 빼버린거야. 그러니까 '세게 공을 던져서 같은 자리에 맞혀야 한다.'라는 규칙은 있지만 공을 던지는 행위 자체는 '방을 탈출하기 위한 행동'이 된 것이지. 이때 형들은 '게임'을 하는 것일까? '탈출'을 하는 것일까? 그래 맞아. 형들은 '즐기기 위해' 공을 던지는게 아니라 '탈출하기 위해' 공을 던지는 것이지. 게임보다는 탈출에 더 가까운 행위야.


여기까지 정리하자면, 내가 생각하는 게임은 '쓸데없는 짓'과 '규칙'이 합쳐진거야. 둘 중 어느 하나라도 빠지게 되면 '게임'이 성립하기 힘들지. 직접 상상을 해보니까 이해가 잘 되지? 형들이 게임을 이해하는 데 조금은 도움이 됐었으면 좋겠다 헤헤.. 그럼 한 단계 더 나아가서 생각해볼까?


심화 : 사격훈련


  이번엔 끔찍하게도 형들이 군대에 있어. 오늘은 사격훈련은 하는 날이지. 요즘엔 '전투사격'이라해서 사격 훈련법이 바뀌었는데, 클래식하게 옛날 하는 방식으로 입사호에서 10발, 엎드려 쏴로 10발 쏘는걸로 가정하자! 사격훈련 자체는 '군사적 기량 확보'가 목적이지, 따라서 '규칙'은 있지만 '쓸데없는 짓'은 아니야. 이걸 '게임'으로 분류하기는 힘들겠지? 그런데 중대장님이 말씀하셨어.


"만발자(20발을 모두 명중한 사람)는 포상휴가다!"


이 순간부터 사격훈련은 '게임'일까? '훈련'일까? 사실 '군사적 기량 확보'측면에서 보면 10발을 맞히든 20발을 맞히든 크게 중요하질 않잖아? 진짜 중요한건 갈수록 명중하는 탄수가 많아지는것 정도지... 그러니까 최고 등급인 '특등사수'등급을 위해서는 18발을 쏘든 20발을 쏘든 크게 의미는 없다는 거야. 18발만 맞히면 그 이후부터는 '쓸데없는' 총알낭비가 되겠지? 여기에 중대장님이 내건 규칙(20발을 모두 맞힌다.)이 추가되었다면? 그래, '쓸데없는 짓(18발을 이미 맞춘 이후 명중시키는 것)'에 '규칙(20발 모두 명중시 포상휴가)'가 추가되었으니 '게임의 기본 형태'는 만들어졌단 말이야. 그럼 이걸 '게임'으로 봐야할까? '훈련'으로 봐야할까?


정답은 "효과적인 '훈련'을 위해 '게임'의 형태를 빌렸다"야.


내가 하고싶은 말은 다른 특별한 목표가 있다 하더라도 '쓸데없는 짓'이 중첩될 수 있다는 뜻이지. 수많은 '기능성 게임', 특히 '교육용 게임'이 존재할 수 있는 이유야.


  정신없이 쓰다보니까 시간이 늦어졌네. 첫 포스팅이기도 하고 해서 이것저것 내용을 넣느라 길어졌나봐... 다시 말하지만, 이 글이 형들이 게임을 이해하는데 1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 피곤하니까 이쯤에서 줄일게! 다음에 또 봐!


요약.

1. 게임 = 쓸데없는 짓 + 규칙

2. 쓸데없는 짓과 특별한 목표는 공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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